만화책 장르인 그래픽 노블, 그림과 대화의 만화책느낌이라 쉽게 잘 읽혔습니다. 또한 그 그림 또한 담담하면서도 표정이 섬세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있던 책이었습니다. 저에겐 새로운 장르였던 그래픽노블 <자두치킨>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고 우리 중년의 모습을 충분한 공감대로 그린 마르잔사트라피의 세계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그래픽노블 <자두치킨>
<자두치킨> 은 마르잔 사트라피의 그래픽 노블이며 1950년대 이란의 테헤란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내가 자신의 사랑하는 악기 타르를 부숴버린 후 새로운 타르를 찾지 못하자 삶에 대한 모든 관심을 잃은 음악가 나세르 알리 칸은 죽기로 결정합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죽음을 기다리며 음식도 거부한 채 과거와 이루지 못한 꿈을 하나씩 회상하게 됩니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의 관계, 첫사랑과의 실패한 결혼 그리고 그 첫사랑 이란느를 우연히 만났을 때 기억을 거부당한 그 씁쓸함을 가자게 됩니다. 아내는 화해하고 싶은 마음에 어머니가 해주셨던 자두치킨을 해오지만 그는 모든 미각과 기쁨도 잃었다며 그가 원했던 자두치킨을 뱉어버립니다. 아이들도 자기의 죽음에 관심이 없었고 이에 상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그가 죽음을 결심하고 보낸 8일 동안 그는 다시 살 기회들이 있었지만 죽음에 대한 고집스러운 아티스트의 결심은 꺽지 못하였습니다. 결국 그는 죽고 그의 가족과 친구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삶과 죽음 그리고 큰 절망이 대부분의 사람이 겪는 인간의 감정을 마르잔 사트라피의 여유롭고 담담한 그림에 담았고 그녀의 능숙한 스토리 텔링과 결합되어 생생하고 현실적인 세계를 만듭니다.
우리 중년의 모습을 그리다
죽음, 자살이라는 세상 무겁고 슬픈 얘기를 그래픽을 통해서 유쾌하고 담담하게 그린 작품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신의 악기를 부쉈다고 죽음을 택한다고? 정말 부제인 '까칠한 아티스트의 황당 자살기'처럼 황당하고 이해가 안 갈 수 있지만 음악밖에 모르고 음악으로서만 자신을 증명하던 주인공에겐 어쩌면 세상 전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 중년 남자들이 느낄만한 그런 외로움과 상실감도 느껴지더라고요. 중년남자뿐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공감대가 있었습니다. 커갈수록 아이들과 어색하고 또 아버지한테 신경도 안 쓰는 그런 모습은 현재에도 이어지는 모습 같고, 아름다울 것만 같은 옛 첫사랑의 아픈 기억이나 추억을 가슴에 품고 있을 거 같고, 평생 바친 직장을 잃게 되면 그 상실감과 고독감을 가지고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초라해지는 그런 아버지가 생각이 났습니다. 이 글을 읽으면서 초반에 그가 죽는다고 하였지만 진짜 죽나? 이런 생각을 했지만 그 8일 만에 진짜 죽음에 이르는 순간의 그 그림 또한 담담하지만 섬세한 그 장면이 매우 슬프게 느껴졌었습니다. 우리 인간들은 전부 외롭고 고독한 존재이고 그 변화하는 세상에서 그것을 잘 견뎌내는 건 쉽지 않지만 우리는 우리를 끊임없이 지켜보고 관심을 갖고 또 고민을 해야 할 것입니다.
마르잔 사트라피(Marjane Satrapi)
1969년 11월 22일 이란의 테헤란에서 태어나서 1979년이란 혁명 이후 프랑스 이민을 간 < 자두치킨>의 그래픽 소설의 작가입니다.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하나는 자서전적인 그래픽 소설 <페르세폴리스>입니다. 이 책은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청소년 시절까지의 이란 혁명 및 이란 이라크 전쟁을 다룹니다. 이 책은 2000년에 출판되어 큰 반향응 일으켰으며 2007 이냔에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되어 수상까지 하게 됩니다. <자두치킨> 은 그녀의 작은할아버지 나세르 알리 칸이 주인공이며 이란혁명 이전의 1950년 대 배경으로 그 그래픽을 보면 여성이 히잡을 쓰지 않고 있고 유럽 같은 그런 느낌이 있는 전통 예술 문화가 아주 발달한 자유로웠던 그런 시대를 그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그래픽 소설 외에도 영화를 감독하고 미술작품도 제작하고 문학작품도 출판하며 차별과 인종문제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과 이주 경험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현재에도 그래픽 노블 작가로 활약하고 있으며 이란과 프랑스에서 작품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일러스트를 기고하고 강연을 하는 등 다양한 문화적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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